시를 생각하면서

그 길에서는

바위처럼구름 2018. 5. 15. 13:51

그 길에서는


늘상 가던 길이었다

한 번쯤 용기내어 걸어보던 길이었다

그 길에서는 

변혁을 꿈꾸는 청년처럼 예사롭지 않는 궐기를 본다

겨우내 누우런 빛으로 그 자리를 지키던 관음죽은

이제야 겨우 청록빛을 되찾고 말았다 아직 미련을 못버린 상처를 안고

진달래도 벚꽃도 그저 다 피고 지고 말았다

하지만 개나리의 그 노란 빛은 잊을 수가 없다

맨 앞장서서 나서더니 그만 초라하게 기다란 줄기를 초록 빛으로 다 채우고 축 처져있다

그 길에서는

봄을 알리는 종을 울리던 소리가 선명한데도

좀체 고개를 들줄 모르는 수줍은 소년 모양을 하고 내게 들어 왔던 개나리는

이미 잊어져버린지 오래다


오늘

개망초를 보았다 구절초가 아닌

내일 달개비가 필것을 기대한다


그 길에서 

민들레의 흔적보다는 홀씨 날리는 바람을 바라다 보고 있다

뜨거운 여름에도 살아 훨훨 날수 있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