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생각하면서

짙은 가을에 서서

바위처럼구름 2010. 11. 27. 17:17

지나간 아픔을 먼저 생각하면서

다가 올 기쁨도 함께 고대 해야만 한다

 

외로움은 나를 가장 사랑하기에 누리는 사치

그리움은 내 앞에 없는 허상 향한 동경

  

이것들 이라도 없으면

 삶의 의미를  부여잡고 살아가기에 버거울까봐

 스산한 바람이라도 불면

 가슴속 깊은 곳 아련한 기억들을 꺼내어 들고

 청승을 떤다

 

낙엽의 추락  

신 새벽에 스산한 허전함은 나의 심장에 자리잡고 

 

산속 그루터기 나이테의

한해씩 더해 간 둥근 흔적으로

 모난 심상을 절삭하고 

 

바람 몹시 불던 날

 검 붉게 영글어 흔들리던 포도송이는

 알알이 한데 모여  작은 희망을 빌며

 못 난 씨앗을 잉태하고 있었다

 

먼 길 나선 나그네가

해 기우는 저녁에

몸 누일 곳 정도만 누리는 심정으로

 

내일의 하룻길을 걸을 수만 있다면

그저 웃을 수 있는

그런 가을 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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