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맥 빠진 내 모습을 본다딱히 나에게 신변의 변화가 생긴 것도 아닌데 일상에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 같다그 전날까지 참여하는 모임에서 열게 될 전시회에 참여하고자몇 날 며칠을 먹을 만들고 붓을 들고 시 한 편을 국전지에 글씨를 썼다몇 번의 선생님의 주먹으로 고쳐주신 부분을 되씹으며 몇십 장을 써내 온 것 같다그래서 그날 낙관을 찍고 출품원서와 함께 제출하였다.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늦은 시간에 선생님과 뼈 없는 닭발에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옆자리 동문수학중인 한 분이 늦은 시간 뉴스를 검색하면서 놀란 듯그 시간 벌어지는 상황을 알려주었다섬뜩한 기운이 전해져 왔다. 귀가를 서둘렀다.아니 더 이어갈 수 없는 분위기가우리들의 대화중에서도 감지되고 있었던 것이 이유였는지도 모른다.난 집으로 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