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생각하면서

밀회 김지헌

바위처럼구름 2017. 9. 27. 14:59

밀회     


             김지헌


뜻밖의 폭설에

아무도 문 밖을 나설 엄두를 못낸다.


어느 집 새댁이 해산을 했는지

저녁 해가 노랗게 금줄을 드리울 무렵

하얗게 눈 덮인 절 뒷마당

동안거에 든 나무들 사이로

점점이 찍힌 한 쌍의 

발자국.



모든 진정한 것, 본원적인것을 추구하는 자들은 현실의 일상성을 버리고

자신들만의 비밀스런 공간에 들어서만이 깨달음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밀회에 든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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