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생각하면서

과수원(지금 그곳에서는)

바위처럼구름 2010. 11. 27. 17:09

살벌한 삭풍 견디어낸

초록빛 움 틔울 즈음

난데없는 칼질에

스파르타 소년이 서 있다

 

눈부신 햇살에

하얗게 분단장하고 서서

연분홍 빛 산너머

에게해로 부터 날아올 화살을 기다린다

 

먹빛 하늘로 부터 퍼붓던 총탄도

제비 날아간 곳에서 온다는 소용돌이 치는 폭탄에도

망연자실 고랑가에 서서 고개든

농부의 마음이 위안이 된다

 

산야에 물감 흩뿌리고

시선을 모두어 갈때

두툼해진 이파리로 성장(盛裝)하고 서선

보름달 그 허한 충만을 메우고자

동그랗게 영근 훈장을

다 내어 놓고 만다

 

간간이 찬바람 불기 시작하는

그곳에서는

 

열병하듯

사과나무 착검한 총을 들고 도열하여 섰다.

 

 

 

일부 표현은 차용하여 씀

'시를 생각하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손잡은 이에게  (0) 2010.11.27
버스정류장에서  (0) 2010.11.27
드라마를 보면서(광대)  (0) 2010.11.27
갓 구운 빵냄새  (0) 2010.11.27
진달래꽃을 다시 들으며  (0) 2010.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