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영 시모음

4월

바위처럼구름 2015. 12. 2. 10:14

4월

 

                      오세영

 

언제 우리 소리 그쳤던가,
문득 내다보면
4월이 거기 있어라.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언제 먹구름 개었던가,
문득 내다보면
푸르게 빛나는 강물,
4월은 거기 있어라.


젊은 날은 또 얼마나 괴로웠던가,
열병의 뜨거운 입술이
꽃잎으로 벙그는 4월.


눈 뜨면 문득
너는 한 송이 목련인 것을,
누가 이별을 서럽다고 했던가.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돌아보면 문득
사방은 눈부시게 푸르른 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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