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생각하면서

분리수거일

바위처럼구름 2011. 8. 4. 23:36

분리수거 하는 날

 

매주 화요일 밤

엘리베이터는 공허한 것들을 담는다

 

홀아비 깡통 태연하고

라면박스 기저귀박스 발길질 당하고

소주병 더미에 얼굴 붉히는......

 

과일박스 고향 맛 다 내어 놓고

1.8리터 패트병은 허망하다

 

고성 오가던 옆집은

늦은밤 하염없이 아래로 향한다

 

집 떠나는 이를 그렇게 보내진 않았으리라

 

매주 수요일 아침 경비아저씨

빈손으로 내려 앉을

만리장성 쌓기에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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