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여
말이 없구려
내가 너를 부를 마땅 한 이름이 없어
한 때나마 함께 했다는 사실에 의존하여
그렇게 부르고 마는 구려
동지여 함께하며 한통속으로
한가지를 위하여 모이고 논쟁하고
그 뜻을 품고 행동에 옮기고자 참여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좀 더 약삭 빨랐던 나는
피할 줄도 알고 도망하여 숨을 줄도 알았건만
자네는 어찌 그리 둔하게 당하고만 있었는지
이제야 생각이 나는구려
아마도
철두철미하게 우리가 한가지로 세운 생각들을
자네는 성실히 실천했기 때문임이 맞을 걸세
동지여
함께 나눈 그 뜻을 난 아직도 기억하오
그리고 우리가 품었던 젊은 날의 그 열정 만큼은 아니지만
문득문득 내 앞에 다가서는 부조리 앞에 서면
불쏘시개 하나 품고 있는 듯하다오
하지만 내게는 이제 어떤 행동에 앞서서
주변의 걸림돌과 여러가지 생각들이 많아졌다오
결국에는 분명 난 고개 숙이고야 만다오
자네 같이 폭발로도 모자랄 그 열정을 피워내기에는
부끄러움이 많다오
동지여
그대의 산화에 난 분명 꽃이 펴내는 것을 보았소
그래서 그 꽃의 선명한 색깔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소
자네를 생각할 때마다 끄집어내어 본다오
그렇게 나는 당신을 동지라고 부를 끈 하나 겨우 붙잡고 살고 있다오
동지여 아직 나는 그대를 기억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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